내일로 가는 길

“학업을 놓지 않았기에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죠.”

김황중 스포츠 캐스터

내일로 가는 길

“학업을 놓지 않았기에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죠.”

스포츠 경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도 있지만, 경기를 중계하는 스포츠 캐스터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김황중 스포츠 캐스터는 현재 SBS Golf와 LG U+ 골프에서 골프 중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아이스하키 경기장 장내 아나운서로 활약했는데요. 김황중 스포츠 캐스터는 학창시설에 유도선수를 꿈꾸던 학생선수였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스포츠 캐스터가 될 수 있었을까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스포츠 캐스터가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군대 장교 생활을 하면서 홍보모델을 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행사에 참여하다 보니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나운서를 준비했었는데, 중학교 때 유도선수로 활동했고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스포츠 캐스터로 방향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스포츠 캐스터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 궁금합니다.

스포츠 캐스터의 준비과정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스포츠 영상을 많이 보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스포츠 캐스터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만나면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영상을 많이 보라는 것입니다. 저는 사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스포츠 캐스터를 준비하고 한 달 만에 합격을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했고 스포츠에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히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카메라 테스트나 외모 등이 중요하지 않은지 궁금하실 텐데요. 저는 5시간 동안 스포츠 중계를 하면서 얼굴이 3분밖에 나옵니다. 스포츠 캐스터는 자신이 빛나는 게 아니라 선수들과 경기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입니다. 경기를 풀어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 음소거를 하고 자신이 직접 중계를 해보는 연습을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스포츠 종목이 무척 다양합니다.
여러 스포츠를 중계하시려면 해당 스포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할 듯합니다. 어떤가요?

스포츠 캐스터가 되면 중계해야 할 종목과 경기에 대한 스케줄이 사전에 나옵니다. 저는 검도, 크라시, 럭비, 골볼(장애인 스포츠) 등 특이한 종목을 많이 중계했었는데요. 스포츠 중계는 항상 캐스터와 해설 위원이 함께합니다. 경기에 대한 전문적인 것은 해설 위원이 담당하고 저는 스포츠에 대한 규칙, 득점 등 기본적인 것을 이해하고 중계합니다. 캐스터들은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해야 합니다. 카메라 테스트나 발성, 다양한 지식 등이 필요하지만, 키포인트는 운동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방대한 양을 공부할 수 있고 즐기면서 중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골프 중계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골프 중계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골프 중계는 1년 스케줄이 미리 나옵니다. 그러면 지난해 결과를 미리 정리해놓고, 중계 일주일 전부터 선수들 정보, 대회 특징 등을 정리합니다. 현장답사도 하는데요. 코스의 특징을 알기 위해 직접 골프를 쳐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쳐봐야 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골프 캐스터들은 골프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골프를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굉장히 준비가 많이 필요한 직업인 것 같습니다.
김황중 스포츠 캐스터님의 학창시절도 궁금합니다.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했었습니다. 살이 많이 쪄 있어서 아버지가 권유해주셨어요. 그렇게 웨이트에 흥미를 느꼈고 또래 초등학생에 비해서는 근육이 발달되어 있었습니다. 중학교에 올라가니 체형이 잡혀있고 힘이 좋아서 유도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회를 준비하다가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6개월 재활치료를 해야 했습니다. 이전에는 국가대표가 되고 금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꿨었는데, 병원에만 누워있다 보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엄습해왔습니다. 좌절도 많이 했고요. 하지만 부상 때문에 유도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그 후에 춤을 배워서 비보이를 했었지만 또 부상을 당했어요. 계속된 부상으로 비보이도 그만두게 되었죠. 당시엔 ‘왜 나만 다치나?’라는 원망도 하고, 운동을 잘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친구가 메달을 따면 ‘나도 운동을 했으면 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도 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라 추억이 된 거지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부상 때문에 하고 싶었던 운동이나 비보이를 못하면서 좌절이 컸을 것 같아요.
어떻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되셨나요?

병원에 있던 시간이 다른 의미로는 또 값졌던 것 같아요. 참을성이나 끈기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미래 계획도 세웠습니다. 제가 종종 진로강연을 하면 하는 말이 있어요. 다리가 부러져서 병원에 있었는데, 목이 부러지거나 죽을 수도 있었다고요. 그러면 대학도 못 가보고 연애도 못해보고 놀이공원에서도 못 놀아봤으니 후회될 게 많았을 거라고요.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삶이 중요해요. 그래서 일단 도전해보자고 다짐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하셨어요.
중학교 때까지 운동을 하셨는데 학업에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운동을 하면서도 공부를 병행한 편이었습니다. 중간 정도 성적이었어요. 저는 어떤 것을 포기하는 것을 싫어해요. 국어, 수학, 영어부터 미술, 기술 등의 과목까지 다 열심히 했습니다. 운동도 마찬가지였어요. 공부를 포기하고 운동만 한다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운동이 메인이지만 공부도 놓지 말자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죠. 그래서 운동과 비보이를 못하게 되었을 때도 비교적 빠르게 학업에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현재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하시고 고려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스포츠 중계를 하면서 심리학 전문가, 역사학 전문가 등 다양한 해설 위원을 만납니다. 캐스터가 중계를 이어가려면 이분들이 전문적인 답변을 하실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저는 체육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해설 위원 분들에 맞는 질문이 가능합니다. 정말 궁금한 걸 질문할 수 있기 때문에 해설 위원과의 케미스트리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체육학이라는 공부가 지금까지 오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스포츠 캐스터를 꿈꾸는 학생선수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지세요. 스포츠 캐스터는 국내에 100명 정도밖에 없습니다. 그건 곧 진입 문이 좁다는 것이죠. 스포츠 캐스터 시험을 보면 방송국, 그리고 공채 시스템마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이 나옵니다. 저는 시험을 볼 때 유도 중계를 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야구, 축구 등을 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마침 리우 패럴림픽에서 유도 중계가 필요했기 때문에 제가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필요하지만, ‘이 종목만은 내가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하세요. 아나운싱은 교육기관에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스스로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땐 부모님이나 선생님, 주위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세요. 그들의 경험과 지식에서 배울 점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지만, 그 전에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취합해서 좋은 결정을 내렸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공부를 하면 선택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저변이 넓어집니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여러 기회,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운동뿐만 아니라 학업도 함께 열심히 하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 주세요.

직업이 꿈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얼마 전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해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저는 목소리로 스포츠 선수들을 빛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저도 준비한 걸 무대에서 발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했고, 이런 도전을 통해서 제가 나중에 아쉬울 것 같은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습니다. 도전 과정이기 때문에 성과를 이루지 못할 때도 있지만 경험과 사람을 얻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는 아닙니다. 앞으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또한 ‘나의 한 걸음으로 세상은 열 걸음 발전한다’는 제 좌우명에 맞는 좋은 일들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연관 기사보기

  • Vol.12 내일로 가는 길

    Vol.12 내일로 가는 길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마세요.”
    하은주 웨이크업바디 센터장

    자세히 보기
  • Vol.11 내일로 가는 길

    Vol.11 내일로 가는 길

    “모든 일엔 이유가 있어요.
    새로운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온다는 걸 잊지 마세요.”

    자세히 보기
  • Vol.10 내일로 가는 길

    Vol.10 내일로 가는 길

    리듬체조 국가대표에서 뮤지컬 배우가 되기까지,
    삶은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자세히 보기
  • Vol.09 내일로 가는 길

    Vol.09 내일로 가는 길

    새로운 길에서 만난 꿈으로
    영상 콘텐츠의 신세계를 열다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