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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하고있는 손

특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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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 #마인트컨트롤 #뮤지션 #수영선수

모든 분야에 뛰어난 사람을 일컬어 ‘팔방미인’이라 한다. 전직 국가대표 수영선수이자 근대 5종 국가대표, 음악인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수지 뮤지션이 그 주인공이다. 학생선수 시절 숱한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명성을 떨친 그녀가 은퇴 이후 드라마 OST 가수 겸 작곡가로 음악계의 대체 불가능한 뮤지션으로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선수가 아닌 뮤지션으로 제2의 삶을 사는 그녀를 만나 ‘음악인’의 길을 물었다.

기타치고 있는 한수지 뮤지션

많은 학생선수의 고민 중 하나가 운동선수 이후의 삶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수지 뮤지션은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데요. 학생선수 시절부터 국가대표 수영선수에 이르기까지 계속 운동만 하다가 어떻게 음악인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제가 선수 은퇴한 지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어떻게 알고 찾아주셨는지 우선 e-SchoolZine 독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수영을 시작해서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활동했고, 지금은 드라마 OST 가수 겸 작곡가이자 대학교에서 실용음악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원래 저의 꿈은 대한체육회장이었어요. 음악과는 거리가 있었죠. 근데 선수 생활을 마치고 서울에 있으면서 예기치 않은 변수들로 갈 곳을 잃게 되었어요. 이상하게 저는 선수 시절부터 쉽게 얻어지는 것이 없었던 것 같아요. 태릉선수촌에 입단하자마자 근육에 생긴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생사를 오가는 고통을 견디며 치열하게 선수 생활을 했고, 은퇴 이후에도 시련은 끝이 없었죠. 근데 그런 시간을 묵묵히 견디게 해준 힘이 음악이었어요. 제가 운동은 잘했고, 음악은 아주 좋아했거든요, 참 감사하게도 좋아하는 것이 직업이 되어 지금을 살고 있네요.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뮤지션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데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요?

저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어요. 그 당시 어머니 손에 이끌려 대회에 나가 노래로 상금을 타기도 했고, 학생선수 시절에는 틈만 나면 레코드 매장에 가서 음악을 듣고, 음반사는 것이 취미였어요. 그때 산 음반만 계산해도 거의 천만 원가량 될 거에요.(웃음) 근데 이상하게 음악을 좋아했지만,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어요. 아니 생각조차 안 했어요. 사실 운동선수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다른 길도 생각했겠지만 마치 숙명처럼 신기록을 달성하며 메달을 획득하다 보니 제가 가장 잘하는 전공이 운동이 된 거죠. 음악인의 삶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힘든 시기에 아는 후배의 부탁으로 밴드에서 노래 봉사를 했는데 그게 연결 고리가 됐죠. 음악은 저에게 친구 같은 존재였어요. 수많은 훈련과 경기를 치르면서 스스로 마인드 콘트롤을 해야 하는데 그럴 때 마다 음악이 큰 힘이 됐어요. 전문 뮤지션들처럼 전공공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지루해하지 않고 좋아하던 것이 직업이 됐어요.

오랫동안 좋아하던 것이 직업이 됐어요.

운동선수에서 음악인이 된다는 것은 다소 어려워 보이는데요. 음악인이 되기 위해 준비한 공부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저는 독학으로 하나하나 준비했어요. 혼자서 숙지하기 힘든 분야는 음악 학원을 찾아다니면서 배웠고, 피아노, 기타, 하모니카 등 음악을 하는데 필요한 악기는 스스로 익혔죠. 해야 하는 일은 의무 같아서 금방 지칠 수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라 그런지 막상 시작해보니 끊임없이 관심이 생기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았죠. 특히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음악을 즐겨 들었는데 그중 ‘샹송’과 ‘칸초네’는 곡 작업할 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스캣’이라고 가사 대신에 뜻이 없는 말로 즉흥적으로 멜로디를 만들면서 부르는 작업 방식이 있는데 그때들은 음악들이 스캣송을 만들어 내는 데 큰 몫을 했죠. 음악하면서 운동선수로서의 장점도 많이 느껴요. 늦깎이 음악인으로서 배워야할 것도 많고, 수많은 경쟁 속에서 인내가 필요한 데 어렸을 때부터 선수 생활을 해서 그런지 힘든 상황일수록 오기도 생기고 지구력이 생겨요.(웃음) 쟁쟁한 뮤지션들 사이에서 시작한 음악이라 마치 백조들 사이에 낀 미운 오리 같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공부했어요. 다른 것보다 저는 음악을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고, 운동처럼 잘하기 위해 마음을 다했어요. 가장 특별한 비법이라면 음악하면서 ‘절대 돈을 쫓지 말자’ 예요. 늦게 시작했고, 전공 분야도 아니었지만 그런 신념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오랫동안 좋아하던 것이 직업이 됐어요.

백조들 사이의 오리라고 표현했지만 인기리에 종영한 도깨비 OST 부터 60여 편이 넘는 드라마 음악을 작업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참여한 작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음악인으로 아직 부족하지만 감사하게도 여러 작품에서 저를 찾아 주신 것 같아요. SBS 엔젤아이즈의 OST를 불렀던 적이 있는데 제 노래가 드라마 분위기와 잘 어울렸는지 드라마 PD가 제 노래를 많이 내 보내주셨어요. 그 이후에도 드라마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프라하의 연인, 도깨비 등의 OST를 불렀어요. 특히 드라마 도깨비 오프닝 타이틀 ‘Round And Round’는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효자 곡이죠. 또 저의 첫 앨범 수록 곡이면서 제가 직접 작사, 작곡한 ‘시련이 와도’는 가수 이승철 씨의 12집 1번 트랙에 들어가면서 대중뿐만 아니라 뮤지션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감사한 계기가 됐죠.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대한민국스포츠합창단 전 부지휘자 활동도 했어요. 브라질 리우 올림픽 송 ‘나의 영웅’은 직접 작사를 했는데 그 노래를 가수 수호, 이특이 불러주어 든든했죠. 그 외에도 천안시 뮤비 헤븐시티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돌아보니 참 감사한 기회들이 많았네요. (웃음)

음악인으로 가장 뿌듯할 때와 힘들 때가 언제인가요?

음악인으로 산다는 건 운동선수만큼 힘든 일인 것 같아요. 경쟁도 치열하고, 노력으로 안 되는 경우도 있죠. 그런 가운데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일거에요. 제가 음악을 시작해서 낸 첫 음반이 CCM 앨범 ‘LEAD ME ON’ 이에요. 앨범을 제작하는 데는 2년이 걸렸는데 정작 세상에 나오는 데는 10년의 시간이 걸렸죠.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았고, 사람들이 약속도 지키지 않아 너무 힘들었어요. 그때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온유한 마음으로 기다렸어요. 돈과 명예보다 음악에만 집중하는 진정한 음악인이 되겠다는 다짐도 수도 없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마음의 훈련을 했는데 이승철 씨가 데뷔 30주년 기념 음반에 제 앨범에 실린 ‘시련이 와도’를 싣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것도 1번 트랙에요. 음악을 하면서 뿌듯한 일들은 많지만 힘든 시련 후에 찾아온 기회는 그 어떤 감사의 말로도 표현이 안 되죠.

수많은 시련과 노력으로 얻은 지금의 자리가 같은 학생선수 시절을 지나온 선배로서, 학생선수들에게 귀감이 되어 주는 것 같아요. 학생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립니다.

일반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무직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3명 중 1명이라는 통계를 본 적이 있어요. 부상, 팀 해체 등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은퇴해야 하는 선수도 있고, 은퇴를 하더라도 100세 시대에 70년을 살아가야 할 우리 선수들에게 미래를 위한 준비는 늘 필요하죠. 학생선수들은 운동선수이기 전에 학생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현재 상황들이 일반 학생들보다 더 무거울 수 있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불태우는 열정으로 학업과 선수로서 자신의 꿈을 이뤘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 생활 이외에 자신이 좋아하고 오랫동안 해낼 수 있는 그리고 그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자신만의 행복한 취미를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평생 친구가 될 수 있고 이왕이면 직업과도 연결될 수 있는 또 다른 길도 고민해보면서 그러면 훗날 방황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거예요. 학생 본분을 잊지 말고 현재 상황들이 일반 학생들보다 더 무거울 수 있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불태우는 열정으로 학업과 선수로서의 인생의 승리자가 되길 바라요!

*경력사항
백석예술대학교 외래교수
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 콘서바토리 교수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콘서바토리 교수
K-Drama Musician (KBS, MBC, SBS, tvN, JTBC)
한국지역연합방송(KNBS) 홍보대사
천안시 홍보 뮤직 비디오 음악 감독
힐링 엔젤스 싱어즈 공연 기획 총 단장
전 수영 국가대표
전 근대 5종 국가대표

*음악활동
2004년~ 현재 드라마 OST 60여 편 작업
SBS 신사의 품격, 엔젤아이즈, 상속자들, 프라하의 연인 외 다수
MBC 앙큼한 돌싱녀,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외 다수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 외 다수
JTBC 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 - 걷다보면
tvN도깨비 OST Part 14 - Round and round
tvN도깨비 OST Part 11 - Winter is coming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 Mine Title
나의 영웅 (My Hero) - 이특, 수호, 케이시(작사)
이승철 - 시련이 와도(작사·작곡)
그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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