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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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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 전학생

하숙집. 낮. 포근한 햇살이 들어오는 하숙집의 한가한 전경. 마당에 있는 빨랫줄에는 교복과 각종 운동복 등이 걸려 있다. 하숙집 주인 강한돌(50)이 빨래를 탁탁 털어서 널고 있다. 한돌의 머리에는 희끗희끗 흰머리가 보이고, 얼굴 곳곳에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주름이 보인다. 빨래를 널다가 축구하는 모습을 보고 잠시 회상에 잠기는 한돌.

축구경기장. 낮. 폭우(회상씬). ‘제20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비를 잔뜩 맞아 젖어 있는 선수들 가운데, 젊은 시절의 한돌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모든 수비수를 다 제치고 골키퍼와 1:1 상황이 된 한돌. 슛하려는 순간, 상대편 수비수가 거칠게 태클을 걸어온다. 상대방의 태클이 발목을 차게 되면서 넘어지는 한돌.

발목을 잡고 고통스러워한다. 발목 쪽에 생긴 긴 상처에서 피가 흐른다. 현재 한돌의 발목에 있는 긴 흉터로 오버랩. 다시 하숙집. 낮. 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문을 열자 한 고등학생 송민식(17)이 어머니와 함께 서 있다. 민식을 유심히 살펴보는 강한돌. 축구공을 옆구리에 끼고 껌을 씹고 있다. 다소 반항적으로 보이는 이미지. 그들을 데리고 비어 있는 방을 소개하는 강한돌.

하숙집. 낮. 민식이 방에 짐을 풀고 있는 사이에 잠깐 한돌을 따로 부르는 민식이 어머니. 잠시 후 거실 식탁 의자 쪽에 민식이 어머니가 앉아있고, 한돌이 커피를 한 잔 타서 내온다. 민식이 어머니 : 다름 아니라, 우리 아이가 어릴 적부터 축구를 해왔는데,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슬럼프가 오더니 계속 방황하고 있어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실력도 인정받고 착실해서 상도 많이 탔었는데... 그러다 결국 축구를 그만뒀어요. 그동안 딱히 학업에 신경을 썼던 것도 아니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더니 자꾸만 더 삐딱하게 나가고...

얼마 전에도 친구들을 다퉈서 결국 이 근처 학교로 전학 오게 된 거예요. 아무래도 이런 것은 미리 말씀을 드려야 할 거 같아서요. 여러 가지로 신경 쓰이시겠지만,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무슨 문제가 있으면 바로 연락 좀 부탁드릴게요.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민식이 어머니. 어머니가 돌아가고 민식의 방으로 가보는 한돌. 자기 방 침대에서 팔베개하고 껌을 씹으며 누워 천장을 보고 있는 민식을 바라본다.

하숙집. 밤. 가스렌지 위에서 두부, 호박 등이 잔뜩 들어간 맛있어 보이는 된장찌개가 펄펄 끓고 있다. 거실에는 반찬과 밥이 올려져 있는 상 주변으로 편안한 복장의 하숙생들(민식, 수아, 강호, 지은)이 TV를 보며 앉아 있거나 누워서 수다를 떨고 있는 하숙생들. 한돌: 식사 준비하다 보니 소개가 늦었네. 오늘부터 함께 하숙하게 된 최민식 학생이다. 2학년이고. 서로 보면 인사하고, 친하게 지내도록.

민식의 교실. 낮. 창가 쪽 맨 뒷자리에 앉아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운동장을 한없이 멍 때리며 바라보고 있는 민식. 운동장에서는 축구부 아이들이 유니폼을 입고 축구경기를 하고 있다. 수학 선생님: 송민식!! 선생님의 말씀을 못 듣는 민식. 선생님이 다시 한번 크게 부른다. 수학 선생님: (더 크게)송민식!! 나와서 이거 풀어봐!칠판에 적힌 문제를 풀지 못하고 머리를 긁적이며 풀이 죽어있는 민식. 수학 선생님:(화가 난 듯) 수업 끝나고 교무실로 오도록 해!

고등학교, 교무실. 낮. 수학 선생님이 교무실의 본인 자리에 앉아 있고, 그 앞에 선 민식의 어깨가 잔뜩 처져있다. 그때, 뒤를 지나가고 있던 서현숙(48) 선생님이 그 이야기를 듣는다. 서현숙:수학 선생님. 잠시만요. 이 학생이 민식인가요? 최민식? 민식: 저기 최가 아니라.... 서현숙: 아 그럼 잠깐, 민식 학생하고 이야기 좀 할 게 있는데, 괜찮아요?

고등학교, 체육관. 낮. 학교 체육관에서 다양한 종목으로 운동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한쪽 구석에서 세팍타크로를 연습하고 있는 학생들이 보인다. 서현숙: (잠시 망설이다) 다른 게 아니라, 혹시 저 종목의 선수로 뛰어볼 생각 없니? 민식: 네?

서현숙: (미소 지으며)지금 당장 결정하라는 건 아니야.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혹시 생각이 있으면, 내일 수업 마치고 여기로 와줄래? 말없이 끄덕이는 민식. 세팍타크로 선수들을 다시 한번 쳐다본다. 기합을 넣어가며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선수들. 다음날, 여전히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민식. 공책에 ‘뜬금없이 세팍타크로?’, ‘그래도 축구지...’, ‘잘 해낼 수 있을까?’ 등의 낙서를 끄적인다. 어느덧 모든 수업이 끝나고 하교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

여전히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세팍타크로 선수들. 서현숙 선생님도 의자에 앉아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때 체육관 문이 열리며, 민식의 실루엣이 비친다. 멋쩍어하며 서현숙 선생님에게 다가가는 민식. 처음으로 미소 짓는 민식의 모습과 역시 미소 짓는 서현숙 선생님의 모습이 교차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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