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숨은 과학이야기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
승패가 있는 운동경기는 직접 운동을 하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관중들에게도 높은 긴장감을 줍니다. 특히 짧은 시간 내에 승패가 결정되는 경기라면 두 손에 땀이 나고 호흡이 가빠질 정도로 긴장을 하게 되죠. 이중 10초 내외로 결과가 나오는 단거리 육상경기는 출발이 무척 중요한 운동 중 하나인데요. 단 0.1초라도 빠르게 출발을 하기 위해 시작을 알리는 총성보다 앞서 나가서 실격을 하는 웃지 못 할 일도 발생합니다. 이번 ‘스포츠에 숨은 과학이야기’에서는 단거리 육상 경기의 출발속력에 담겨진 과학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출발속력
단거리 육상경기에서는 출발 속력이 승부의 초점이 됩니다. 출발기술의 중요성은 신호에 대한 빠른 반응, 중력의 효율적 이용, 인체 중심의 수평 방향 이동용이, 킥에 의한 힘찬 출발에 있습니다. 특히 100m 경주에서 출발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부분이며 100분의 1초로 순위를 다투기 때문에 경기에서 무척 중요합니다. 그만큼 선수에게 빠르고 힘찬 스타트는 단거리 달리기를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선수들이 출발점에서 코를 땅에 박듯이 엎드려 심판의 총소리를 기다리고 있는 자세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거리에서는 최대한 빨리 최고 속력에 도달하여 경기를 마칠 때까지 그 속력을 유지하는 것이 승부의 모든 것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단거리 종목에서 사용되는 출발법은 ‘크라우칭 스타트’입니다. 크라우칭 스타트란 온몸을 잔뜩 웅크린 후 발을 쭉 뻗으며 출발하는 방식, 즉 ‘캥거루 스타트’라고도 불립니다. 이 방법은 1888년 미국의 셰릴이라는 선수가 처음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크라우칭 스타트의 진가가 발휘된 첫 번째 경기는 1896년 제1회 아테네(그리스) 올림픽 남자 100m종목이었습니다. 당시 출전 선수의 기록은 대부분 12초대였지만, 미국의 토머스 버크는 유일하게 크라우칭 스타트를 활용하여 11초 08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1929년부터는 크라우칭 스타트에서 출발 속력을 더 높이기 위해 스타팅 블록이라는 기구를 사용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육상경기에서 출발할 때 사용하고 있는 스타팅 블록은 크라우칭 스타트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장치입니다. 1929년 당시 100야드(91.44m) 경기에 출전한 미국의 조지 심슨은 크라우칭 스타트와 스타팅 블록을 활용해 9초04의 세계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로 폭발적인 속력 가능
크라우칭 스타트와 스타팅 블록은 뉴턴이 발견한 작용·반작용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크라우칭 스타트를 활용하는 선수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총성이 들리는 순간 몸을 펴서 앞으로 나가면서 힘을 극대화합니다. 발을 뒤로 힘차게 밀어줄수록 앞으로 빠른 속도로 뛰어나갈 수 있습니다. 서서 출발하는 방법보다 더 큰 힘으로 땅을 밀기 때문에 반작용력을 더 많이 받는 것이죠.
선 자세에서는 아무리 발을 세게 뒤로 밀어내어도 밀어내는 힘의 일부가 연직 방향으로 향하기 때문에 힘의 효율이 낮아집니다. 또한 뒤로 미끄러져 오히려 힘의 손실을 가져오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스타팅 블록은 힘의 방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스듬한 각도로 되어 있어 힘의 방향을 위쪽이 아닌 앞쪽으로 향하도록 돕는 것이죠. 선수가 스타팅 블록을 미는 순간, 반작용으로 블록도 선수를 밀어내게 됩니다. 그 덕분에 출발할 때 무게중심의 이동이 훨씬 쉬워져 폭발적 속력을 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작용과 반작용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란 모든 힘은 항상 쌍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쌍으로 작용하는 힘은, 크기는 같이 방향은 반대입니다. 예를 들어 보드를 타고 노를 이용해서 물을 밀어내면 보트는 앞으로 갑니다. 그 이유는 노가 물을 밀어낸 힘만큼 물도 노를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이때 노가 물을 밀어낸 것을 작용이라고 하고, 물이 노를 밀어낸 것을 반작용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먹으로 벽을 쳐보는 것입니다. 벽을 치면 벽 역시 자신의 손을 쳐 손이 아프게 됩니다. 벽을 세게 칠수록 자신의 손 또한 더 많이 아프게 됩니다.
이제 단거리 육상경기에서 다소 불편해 보이는 스타팅블록을 사용하고 크라우칭 스타트 자세로 출발하는지 알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