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에서 스포츠심리상담사로 활동하고 계신대요. 스포츠심리상담사는 어떤 직업인가요?

스포츠심리상담사는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이에요. 행복한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요인과 기술적인 요인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요인도 매우 중요해요. 선수들의 목표설정, 동기, 불안 조절을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지 등 심리적인 부분에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 선수와 상담하고, 교육을 진행하는 일을 하죠.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를 강화하고, 운동수행능력을 향상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학창시절부터 농구선수로 활약하셨는데 언제 스포츠심리상담사로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나요?

대학원 석사 때 스포츠심리학 강의를 듣고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순간이 더 많았거든요. 운동에 100% 올인 하지 못했어요. 근데 스포츠심리학 강의를 통해 외국에서는 선수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스포츠심리상담사에게 도움을 받으며 극복해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나처럼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걸 잘 알기에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스포츠심리학으로 전공을 정한 것이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운동선수로 활동하다가 진로를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요.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떠셨어요?

초등학교 4학년부터 대학교 4학년 졸업까지 13년동안 농구선수로 활동을 했어요. 심리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착실한 선수였어요.(웃음) 사실 저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수업 듣는 것이 좋았고, 글을 쓰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서 언어영역이나, 사회탐구 영역은 곧잘 했는데 수학이나 영어는 거의 바닥이었죠. 그래도 운동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공부는 그나마 할 만했던 것 같아요. 그냥 책상에 앉아있는 것이 조금은 힘들었지만, 집중력, 체력, 목표의식은 운동하면서 단련이 되어 버틸 수 있었어요. 운동을 그만두고 졸업하고도 공부는 계속했어요. 지금 강의를 하는 숙명여자대학교 석·박사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 다니면서 스포츠심리상담사 연수와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이후 스포츠심리상담사 활동에 도움이 되는 일반 심리상담, 미술심리상담 등 다양한 특강을 부지런히 찾아 듣고, 공부하면서 상담사가 지녀야 할 자질을 키웠어요.

스포츠심리상담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기본적으로 체육학을 전공하면 좋죠.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되려면 학부 졸업만 해서는 어려워요. 석·박사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하고, 그 과정 안에서 스포츠심리상담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해요. 스포츠심리상담 자격증은 전문성에 따라 1급~3급으로 구분되어 있어요. 자격관리위원회가 인정하는 전문가의 감독 아래 1급의 경우 총 200시간 이상, 2급 140시간 이상의 현장 수련 활동을 하는데 이수 시간 안에 1급 전문심리상담사에게 자문과 조언 등을 받는 슈퍼비전과, 스포츠심리학회 학술행사 참가는 물론 사례발표 등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해요. 타 전공자라도 스포츠와 운동관련 현장에서 2년 이상 전일 근무를 했거나 자격관리위원회가 인정하는 별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여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3급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할 수 있어요. 쉽지 않아요. 하지만 선수출신 심리상담사는 본인이 선수 생활을 경험했기 때문에 선수가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스포츠심리상담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스포츠심리상담사의 역할은 크게 상담, 연구, 교육 세 가지로 나뉘어 있어요. 저는 우선 엘리트선수, 지도자, 무용, 피아노 등 입시생, 부모님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스포츠심리학 관련 연구와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지도자와 선수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등을 연구해요. 그리고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스포츠심리학 관련 이론과 농구, 웨이트 트레이닝, 요가 실기 강의, 스포츠심리학 특강을 하고 있어요.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내시나요?

대학에서 스포츠심리학, 코칭론, 운동심리학, 스포츠 교육학 등 관련 이론과 농구, 웨이트트레이닝 강의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전에 학교에 가면 대부분 강의하는데 시간을 온전히 보내요. 그리고 전문가 회의나 미팅도 하고 그에 따른 교육이나 상담 준비도 하고요. 저녁에는 선수와 지도자 상담부터 자료 분석과 정리하는 시간으로 하루를 마무리해요.

스포츠심리상담사로 상담을 진행하면서 힘들었던 적이나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최근 선수의 꿈과 제 꿈이 동시에 이루어진 순간이 있었어요. 절망의 끝에서 저를 찾아왔죠. 그 선수는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이 꿈이었어요. 선수의 꿈을 이루는 힘든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게 하려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어요. 그 결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영광을 얻었죠. 사실 제 꿈이 상담하는 선수와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인데 둘 다 꿈을 이룬 셈이죠. 그래서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같은 학생선수 시절을 지나온 선배로서, 학생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자신의 실력이 최고의 선수이건, 그게 아니건 중요하지 않아요. 선수로서 주어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선수들은 많은 순간 ‘운동을 지속해야 하는가?’, ‘내가 이 힘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가?’ 등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할 거라 생각해요. 꼭 1등 선수가 아니고, 주전선수가 아니더라도 내가 그 힘든 순간들을 경험하고, 그 시간을 이겨낸 것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될 날이 있으니 현재의 결과로 자신을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끊임없이 꿈을 가지고 목표에 집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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